여행 중 갑자기 길냥이랑 눈 마주쳤는데, 그 순간 심장 ‘쿵’ 했던 적 있으시죠? 그럼 당신은 이미 고양이 여행의 세계에 입문하신 겁니다. 오늘 소개할 코스는 그냥 동네 한 바퀴가 아닙니다. 고양이 많은 동네, 일명 ‘고양이 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귀여움주의 여행 코스예요.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져, 여행은 물론 마음까지 사르르 녹는 시간. 주의: 지나친 귀여움으로 인한 심장 폭격에 대비하세요.
고양이마을, 주민보다 고양이가 많을지도?
고양이마을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 바로 인천의 ‘송월동 동화마을’이에요. 벽화마을로 유명한 이곳, 사실 숨겨진 고양이 천국이기도 해요. 길모퉁이를 돌 때마다 한 마리, 골목길마다 한 무리. 게다가 포즈도 예술! 모델이세요?
서울에서는 익선동도 고양이 스팟이에요. 카페 마당, 옛 한옥 처마 아래, 돌담 위. 갑자기 등 뒤에서 “야옹~”하고 인사하면 심장 멈춰요. 심지어 어떤 녀석은 사람 무릎에 앉아 낮잠까지… 어쩌라고… 너무 귀엽잖아!
부산 감천문화마을도 고양이들의 터전입니다. 이곳 고양이들은 관광객에 익숙해서 그런지, 포즈가 당당해요. 사람이 다가가도 “응? 왜?” 이런 표정. 주인이 여기야, 내가 손님이지 뭐. 고양이마을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예상치 못한 만남이죠. 어느 순간 뒷골목에서 반쯤 감긴 눈으로 졸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 그 조용한 공존이 여행의 특별한 장면이 됩니다.
동물여행, 일정은 고양이가 짜줍니다
보통 여행 계획은 우리가 세우죠. 하지만 고양이 여행은 다릅니다. 길에서 마주친 고양이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코스가 바뀌어 있어요. 그러다 작고 예쁜 공원을 발견하거나, 구석진 아기자기한 가게를 만나죠. 이게 바로 ‘동물여행’의 묘미예요. (묘미, 묘… 고양이… 죄송합니다)
제주의 ‘애월’도 고양이들이 많기로 유명해요. 바닷가 근처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 마당에 ‘여기 주인’처럼 누워 있는 고양이들. 햇살 아래 눈 반쯤 감고, 손님들 시선은 1도 신경 안 쓰는 태도. 캬~ 고양이 스웩이란 이런 것.
경주의 황리단길도 추천합니다. 카페 옆 창가, 골목 끝 빨래줄 아래, 기와지붕 위… 어딜 가도 고양이가 있어요.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이 엽서 같아요. 특히 비 오는 날, 처마 밑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고양이들 보면 그냥 마음 녹습니다. 우산을 잠시 접고, 그 모습에 빠져버릴 준비 되셨나요?
동물여행은 계획대로 안 돼서 좋아요.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날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더 설레고,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아요.
귀여움주의, 심장 방어력 낮은 사람 조심!
이 코스의 진짜 문제는 귀여움입니다. 너무 귀여워서, 진짜로, 심장이 위험할 수도 있어요. 어떤 고양이는 다가오지도 않는데도 설레고, 어떤 녀석은 그냥 자고만 있어도 심장을 때려요. 어떻게 그런 자세로 자는 거냐고요, 저 정도로 편해도 되냐고요.
강원도 강릉의 ‘월화거리’도 고양이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에요. 특히 아침 일찍이나 늦은 저녁, 인파가 적을 때 조용히 걷다 보면, 어딘가에서 살금살금 나타나요. 그리고는... 앉아버립니다. 당신 앞에.
그 순간, 다 끝났어요. 가던 길 멈추고, 카메라 꺼내고, 자세 낮추고, 찰칵찰칵. 아, 이거 인생사진이다 싶죠. 근데 그 와중에 고양이는 졸고 있음. 모델도 여유가 있어야 멋진 법이죠.
고양이와의 여행은 어쩌면 그냥 ‘함께 있는 시간’일지도 몰라요. 만지지 않아도,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되거든요. 말 없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존재, 그게 고양이의 힘 아닐까요?
여행이 꼭 멀리 있어야 하나요? 한 동네 골목길, 작은 담장 위, 볕 좋은 마당 한 켠—그런 곳에서 고양이 한 마리 마주치는 순간, 그게 바로 완벽한 여행입니다. 이번 주말, 지도 대신 귀를 기울여보세요. 어딘가에서 “야옹~”하는 소리가 들릴지도 몰라요. 고양이 많은 동네를 따라, 아주 느리고 귀엽고 따뜻한 여행 떠나보는 거 어때요?